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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중인들


정조의 르네상스를 만든건 사대부가 아니라 중인이었다 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조선의 중인들. 조선의 중인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았던 중인을 다룬 책이에요. 조선시대의 신분 계층은 크게 양반, 편민, 천민으로 나뉘지만 실제로는 양반과 평민 사이에 중간 계층인 중인이 있었답니다. 중인은사대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평민, 천민에게는 존중받지 못한 경계인적인 위치의 계층이었는데요, 실질적으로는 왕실과 사대부 양반을 보좌하거나 나라의 한직을 채우는 인물로 취급받았지만 그들의 일과 예술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고 해요. 양반은 승진할 때마다 다른 관청으로 옮겼기에 직업의 전문성은 약했지만 중인은 과거 시험을 치러 선발한 전문직 관원으로 평생 한 직장, 한 분야에서만 근무했기에 전문성이 강했답니다. 대부분의 실무는 중인이 맡아 처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뿐더러 각 관청의 책임자인 양반은 중인의 실무 능력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았다고 하니 중인의 역할은 실로 더 대단했던 것 같아요. 중인은 국내에서는 시험을 치러 선발되더라도 잡과라 하여 그 과거를 천시하였지만 외국에 나가면 그 진가를 십분 발휘했다고 해요. 중국에 사신을 파견했을 때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사대부를 대신해 모든 대화를 통역한 인물도 중인이었으며 일본에 파견했던 조선통신사의 경우 막부에서 요청하는 전문직으로 중인이 별도로 있었답니다. 따라서 국내사회에서는 차별에 불만이 많았는데 그 부분을 문학으로 해소하고, 앞선 신앙을 받아들이는 등 선구자 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천주교가 처음 들어왔을 때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사람들도 중인이에요. 이렇듯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인이다보니 바야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 각계의 전문가가 대접받는 지금이 중인이 꿈꾸던 시대는 아니었을까 하고 저자는 말합니다. 지금은 의료, 법률, 금융, 외교, 천문지리, 미술, 음악, 문학 등 전문지식 분야가 존재하고 대우도 받지만 조선시대에 전문지식 분야와 예술, 문화 전방위에서 활약한 중인이 없었다면 정조도 조선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말이 공감되고 와닿았어요. 저자 허경진 작가는 현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시, 고전문학 전반에 걸쳐 선조들의 삶과 문학 활동을 연결하는 데 앞장서는 분이에요. 목차는 인왕산 굽이진 기슭에서 시처럼 산 문학동인, 세상의 우여곡절을 그리고 노래한 예술인, 계급의 질곡에 맞서 시대를 끌어안은 전문지식인, 대륙과 바다를 넘나들며 신세계를 꿈꾼 역관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크게 문학인, 예술인, 전문지식인, 역관으로 나눠서 활약했던 중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요. 침술의 대가 허임, 전염병 마마로부터 왕실을 구한 유상, 새로운 해시계를 만든 천문인 김영,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기자 오세창, 최초의 미국 대학 졸업생 변수, 조선 최고의 갑부 변승업 등 제가 책 주제를 모르고 봤다면 당연히 사대부겠거니 생각했을 법한 훌륭하신 분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어쩌면 중인이 사대부보다 더 능력있고 대우받아야 할 분들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사실 많이 들어요. 지금은 각 전문가들이 많이 인정받는 시대지만아직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은 전문가가 아닌 분들도 떠오르는 현실이 다소 씁쓸하긴 합니다. 중인들에 대한 인식이 싹 바뀐 그런 책이었어요 :)
문·사·철을 뛰어넘는 전방위 재능으로
조선의 문예부흥과 근대화를 주도한 중인(中人) 다큐멘터리

지금으로 말하면 의료(의원), 법률(율관), 금융(계사), 외교(역관), 천문지리(음양과), 미술(화원), 음악(악공), 문학(시인) 등 전문지식 분야와 예술 및 문화 전방위에서 활약한 중인이 없었더라면 정조도, 조선도 없었다.
중인은 양반과 평민 사이에 있는 중간 계층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대부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서 평민이나 심지어 천민에게도 존중받지 못한 경계인이었다. 그럼에도 중인 가운데는 문·사·철을 뛰어넘는 비범함으로 문예부흥과 근대화를 주도했던 지식인이 여럿 있었다.
중인들이 모여 만든 문학동인 ‘송석원시사’는 조선 후기 서민문학을 이끌었고 역관시인 홍세태와 「달마도」를 그린 김명국은 일본에 한류 열풍을 일으킨 예술가였다.
출판에 평생을 바친 장혼은 중국의 천자문 을 대신할 교과서 아희원람 , 계몽편 을 편찬하였고, 고약전문가 피재길은 부스럼으로 잠 못 이루던 정조를 사흘 만에 완치시켜 종6품까지 올랐다. 의원 허임과 백광현은 신기에 가까운 침술로 수많은 백성을 살렸고, 역관 변수는 조선인 최초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학사였다. 바둑천재 유찬홍은 대적할 자 없던 불패의 국수國手였으며, 민족신문 ‘만세보’를 발행한 오세창은 조선의 1세대 신문기자였다.


책머리에 /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바로 중인이 꿈꾸던 시대


1. 인왕산 굽이진 기슭에서 시처럼 산 문학동인
중인들의 터전, 한양 인왕산
인왕산을 노래한 시문학동인 ‘송석원시사’
겸재 정선이 즐겨 그리던 필운대와 육각현
검서관 유득공 부자의 필운대 풍월
인생을 함께한 ‘벽오사’ 동인
김홍도 그림으로 표지를 꾸민 중인들의 시화집
가난한 중인들의 시선집을 펴낸 홍세태
180년에 걸쳐 출판된 중인들의 시선집
조선 후기 최고의 출판편집인 장혼
장혼이 한평생 설계한 행복한 집 ‘이이엄’
별나게 살았던 중인들의 전기집 [호산외기]
명필 마성린의 자서전에 담긴 중인의 한평생 유흥
중인 지식인이 꿈꾼 인왕산 공동체

2. 세상의 우여곡절을 그리고 노래한 예술인
신필(神筆)의 화원 김명국(1)
신필(神筆)의 화원 김명국(2)
왕실의 광대가 되기를 거부한 최북
이용후생의 화가 변박
직업적인 화가이기를 거부한 조희룡
조선 최고의 골동 서화 수집가 오경석
우리나라 서화를 집대성한 오세창
인왕산 호걸지사의 맹주, 가객 박효관
한양의 유흥가를 누빈 군악대 용호영의 리더 이패두

3. 계급의 질곡에 맞서 시대를 끌어안은 전문지식인
침술의 대가 허임
신의(神醫)라 불린 백광현
고약 처방으로 종6품까지 오른 피재길
전염병 마마로부터 왕실을 구한 유상
새로운 해시계를 만든 천문인 김영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기자 오세창
중인 통청 운동에 앞장선 율관 장지완
청렴강직한 호조 아전 김수팽
진정한 호인(好人) 임준원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천재 국수(國手) 유찬홍
예배 장소를 제공한 첫 번째 순교자 김범우
천주교의 지도층으로 활약한 중인들

4. 대륙과 바다를 넘나들며 신세계를 꿈꾼 역관
17·18세기 한류를 일으킨 역관시인 홍세태
요절한 천재 역관 이언진
통신사 최고의 무예사절 마상재
조선 장교 최천종 살인 사건
나라의 운명을 바꾼 홍순언
열두 차례나 중국을 오간 이상적
양요를 경고한 오경석
최초의 미국 대학 졸업생 변수
136수의 시로 신세계를 묘사한 김득련
실용 회화 책으로 일본어를 배운 왜학 역관
개화기의 역관 양성소, 외국어학교
역관의 수난사_외국어 교육과 험난한 뱃길
왕비(장희빈)까지 배출한 역관 부자 인동 장씨
조선 최고의 갑부 변승업과 그 후손

부록 / 조선시대 중인의 수와 사회적 지위
한양에 중인은 얼마나 살았을까
양반에 60년 뒤진 중인의 신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