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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


제국의 운영은 광대한 영역 못지않게 어마어마한 재정수요를 필요로 한다외관상의 스페인은 신대륙에서 엄청난 양의 금은으로 충분한 제국운영에 기여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4회의 파산선고등으로 최악의 제국운영을 했다그 내면에 재정에 대한 꼼꼼한 기록과 회계에 대한 실천이 없었다는 것이다필리페2세의 회계에 대한 뒤늦은 개혁은 카스티야의 뜨거운 흙먼지속으로 조용히 사라져역사속에서 잊혀졌다스페인제국의 운영에 문제점을 나열하면서 한장의 그림으로 스페인제국의 몰락을 갈음한다※스페인 제국의 문제점1.제국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부의 원천이었으나, 제대로 계산해 보면 전세계에 산재한 지역과 항구와 식민지를 유지하는 비용이 벌어들이는 액수보다 큰 경우가 많다는 점이 제국이 떠안은 문제였다2.스페인제국은 많은 영토를 정복하여 통치하려 했기 때문에 막대한 수입과 엄청난 지출을 처리할 재무 관리자가 필요했다3.스페인에는 은행가가 부족했다4.필리페2세는 자신의 시스템에 대해서 전반적인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가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문제와 사업이 많았다5.제국 세수의 40%를 차지한 화란의 봉기로 제국 최고의 부자들이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1999년 공중 분해된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규모는 41조 원에 달한다. 2001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의 엔론과 2002년 월드컴의 분식회계 규모는 약 12조 원으로 대우그룹 앞에서는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할 수준이다. 그런데 엔론 최고경영자가 24년형, 월드컴 최고경영자가 25년형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에서 분식회계 장본인이 제대로 처벌받은 적은 없다. 그래서인가. 대우그룹 사건이 발생한 지 20년이 되어가지만 한국에서는 매년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회계는 책임을 묻고 평가하기 위한 도구다. 그러나 오용하면 사기의 도구로 전락한다. 일찍이 이탈리아 르네상스나 네덜란드 공화정처럼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갖춘 사회는 번영했고, 1929년의 대공황과 2008년의 금융위기처럼 부실한 회계는 사회를 붕괴시켰다. 도로를 건설하건 전쟁을 하건,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도자들은 국가의 자산을 추적하고 정치를 관리하기 위해 회계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회계가 역사 속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왔는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미천한 수준이며, 우리는 여전히 위험할 정도로 회계에 대해 무지하다.

역사학자이자 맥아더 ‘지니어스’ 상 수상자인 제이컵 솔(Jacob Soll)은 수천 년에 걸친 인류 역사에서 회계가 어떻게 왕국과 제국과 전체 문명을 형성해왔는지를 연구해왔다. 로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가 촘촘하게 엮어내는 역사 이야기 속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과 사건이 손에 잡힐듯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그들이 회계의 역사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펼쳐진다. 최근 역사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이 책은, 점점 더 투명해지고 상호 연결된 이 세상에서 어째서 책임성 있는 회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수적인지를 보여주는 정치경제사 분야의 걸작이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

서문_ 루이 16세는 왜 단두대로 보내졌는가
제1장_ 회계장부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제2장_ 중세 상인들의 딜레마, 신이냐 이익이냐
제3장_ 한 시대를 풍미한 메디치가(家), 신플라톤주의에 패하다
제4장_ ‘해가 지지 않는’ 스페인 제국은 어떻게 몰락했는가
제5장_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만든 복식부기
제6장_ 루이 14세가 휴대한 회계장부와 프랑스 절대왕정
제7장_ 18세기 영국 재상 월폴이 탄생시킨 구제 금융과 정치 비자금
제8장_ 웨지우드의 회계 혁신이 가져온 부와 명예
제9장_ 프랑스 절대왕정을 벌거벗긴 재무총감, 네케르
제10장_ 회계 원리를 토대로 미국을 건국한 사람들
제11장_ 철도와 공인회계사의 탄생
제12장_ 찰스 디킨스가 묘사한 회계의 이중성
제13장_ 대공황과 리먼 쇼크는 왜 막을 수 없었는가
결론_ 책임성을 이루기 위해 싸워온 역사


참고문헌
부록: 한국 전통 회계는 어떻게 발전해왔는가(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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