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시인의 산문집을 보고 다시 찾아 읽은 시집이다. 사둔 지 꽤 오래 되었을 테니, 분명히 몇 번 보았을 것이고, 그러면 낯익은 뭔가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제목말고는 기억에 새롭다.(이럴 때는 내 한심한 기억력이 다소 도움이 된다.)
작가의 산문을 못 보았더라면 몰랐을 시적 배경들, 시인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시들, 내게는 산문집과 시집이 묶이면서 이해의 폭 혹은 잔잔한 감동을 넓혀 주었다. 알아서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바로 그 경험이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한다면, 이 시집의 시들은 전체적으로 나를 끌어당긴 편은 못된다. 그렇다면 나는 지난 날, 왜 이시집을 구해 놓았던 것일까. 그때는 그때대로무언가에 이끌려 이 시집을 사서 읽었을 텐데, 아무 메모도 남아 있는 게없고, 작가의 이름에 그냥 한 권?
마치 새로 산 것처럼 읽고 메모를 해 보았다. 그러던 중에 한동안 잊고 있었던 시를 향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아직 나에게는 시 한 구절에 위로를 받을자리가 남아 있구나. 나이 들어가는 만큼 삭막해지지는 않았구나. 시집을 펼쳐 보고 싶어지는 마음이니, 괜찮다, 정말 다행이다 하면서.
고즈넉한 풍경에 머물러 있는 시인의 눈을 나도 정말 따라잡고 싶다.
황동규의 일곱번째 시집 은 여행시 의 결정이며 동시에 그의 劇서정시 미학의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변신은 세상 사는 일이 무거울수록 가볍게 살아가려는 정신에서 이룩된다.
1.
봄밤 / 몰운대행 / 시인은 어렵게 살아야 1 / 시인은 어렵게 살아야 2 / 시인은 어렵게 살아야 3 / 오미자술 / 성큼성큼 나는 걷는다 / 뛰었다, 조그만 황홀 / 열 받고 살다 / 동작대교에서 / 엄나무 / 봄밤에 쓰다 / 편한 덩굴 / 병꽃 / K에게 / 너 죽은 날 태연히 / 양평에서 / 쇤베르크의 를 들으며 / 고려장 / 관악 일기1 / 관악 일기 2 / 관악 일기 3 / 관악일기 4 / 이사 / 매화꽃 1 / 매화꽃 2 / 오늘 입은 마음의 상처 / 군번을 잊어버리고 / 평창서 자며 / 지상의 양식 / 사라지는 동물들 / 앞으로 인류가 살아 안믕려면 / 가오리 / 앵무 / 대나무도 벼과지 / 두통 / 삶의 이미지 / 소리의 혼 / 토말행 / 비린 사랑의 노래 1 / 비린 사랑의 노래 2 / 비린 사랑의 노래 3 / 비린 사랑의 노래 4 / 비린 사랑의 노래 5 / 비린 사랑의 노래 6
2.
풍장 17 / 풍장 18 / 풍장 19 / 풍장 20 / 풍장 21 / 풍장 22 / 풍장 23 / 풍장 24 / 풍장 25 / 풍장 26 / 풍장 27 / 풍장 28 / 풍장 29 / 풍장 30 / 풍장 31 / 풍장 32 / 풍장 33 / 풍장 34 /
3.
사랑의 노래 / 겨울에서 봄으로 / 다산초당 / 브롱스 가는 길 / 뉴욕 일기 1 / 뉴욕 일기 2 / 뉴욕 일기 3 / 뉴욕 일기 4 / 견딜 수 없이 가벼운 존재들
해설 : 역동성과 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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