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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힘든 책이었다. 문장이 이상했다. 잘 썼지만 우리나라 문장에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내용을 반듯하게 담지 않고 왔다 갔다 하면서 이것저것 결합해서써놔서 한 번에 술술 읽히지 않았다.그래서 읽는 내내 뇌가 꼬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쟁과 사랑, 만남과 상실, 상처와 치유, 전쟁 중인 유럽에서 이탈리아 외딴 한적한 곳에 따로 떨어져 있는세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여자의 이름은 해나. 여자는 한 남자 환자를 간호하고 있다. 여자는 간호사다. 지금은 전쟁 중이다.여자는 남자를 영국인으로 알고 있다. 이곳은 이탈리아의 한적한 곳에 있는 허름한 수도원 건물이다. 여자는 정원을 돌보고, 물을 길고, 책을 읽는다. 영국인 환자는 까맣게 탔다. 온 몸에 화상을 입었다. 침대에 누워있다. 그는 곧 죽을 것이다.여자는 자두껍질을 벗겨서 씨를 빼고 과육을 남자 입에 넣어준다. 남자는 사막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한 것이다. 여자는환자와 함께 스스로갇힌 생활을 하고 있다. 책은 그녀의 생활 중 절반을 차지한다. 다른 부대원들은 모두 남쪽으로 이동했으나, 그녀는 이제 남의 명령은 받지 않기로 했다. 영국인 환자만을 간호하기 위해 이곳에 남기로한 것이다. 한 남자가 찾아온다. 여자가 어릴 때 삼촌이라 불렀던, 아버지의 친구. 이름은 카라바지오. 남자는 두 손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엄지손가락이 모두 잘렸다. 그는 전직 도둑으로 연합군의 스파이였는데,독일군에 잡혔다가 죽을 위기를 넘긴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이제 배짱을 다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남자는 해나가 책만 읽고 있는 상황을 보고는 슬픔에 빠져있음을 안다. 남자는 영국인 환자 간호는 이제 그만 집어치우고 돌아가자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영국인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해나는 까맣게 탄 영국인에게서 연민을 느낀다. 카라바지오는 모르핀에 중독되어 있다. 해나가 가지고 있는 모르핀을 자신의 몸에 넣는다. 남자는 과거 이야기 속으로 빠진다. 해나 아버지와의 추억. 그리고 사고. 해나 아버지는 전쟁터에서 화상을 입고는 혼자서 쓸쓸히 비둘기 집에서 죽고 말았다. 비 오는 날 공병단에서 병사가 찾아온다. 남자는 시크인으로 인도에서 자랐다. 그의 임무는 폭발물 제거다. 공병은 이곳에 머무른다. 공병은 자신의 상관들과 그동안 자신의 해온 임무에 대해 말한다. 그동안 많은 사상자가 있었다. 아직도 제거하지 못해 땅에 박혀있는 수많은지뢰들이 있다. 공병은 영국인을 좋게 보지 않는다. 영국은 인도를 지배한 국가이고, 전쟁을 이끌어가는 나라 중 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전쟁에 질력이 난 것이다. 공병은 해나와 사랑을 나눈다. 누워있던 영국인 환자가 입을 열고 천천히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영국인은 사막에서 지도 제작을 하고 있었다. 부귀한 친구 제프리 클리프턴이 결혼을 한다며 신부와 함께 사막으로 경비행기를 타고 왔다. 순간 영국인은 그의 신부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녀의 이름은 캐서린으로 매력적인 여자였다. 변화를 꿈꾸는 둘은 몰래 사랑을 했다. 그러다 헤어지고 다시 만난다. 남편인 클리프턴이 눈치를 채고는 영국인 앞에서비행기를 몰고 땅으로 추락했다. 아내와 함께 자살한 것이다. 남편은 죽고, 캐서린은 살았지만 많이 다쳤다. 영국인은 여자를 살리기 위해구조요청을 하러 떠났다가 사막의 병사들에게붙잡혔다. 간신히 신분을 증명하고 돌아오지만 여자는 편지를 써놓고 죽어있다.슬픔에 빠진 영국인은 비행기 사고가 나서 추락하고, 사막의베어인들에게 붙잡힌 것이다.그녀의 남편이었던 클리프턴은 연합군의 탐사요원이었는데,영국인이 불륜을 저지르자, 연합군에서는 그를 감시했다. 그리고 그는 사실 영국인도 아니었다. 그들은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무전기로 듣는다. 공병은 화가 난다. 원폭의 위력으로 인한 수많은 사상자들. 원폭 같은 위험한 무기는 항상 갈색피부 사람들에게 사용된다. 같은 아시아에 대한 연민이다. 공병은 영국인 환자에게 라이플을 겨눈다. 전쟁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죽이는 제국주의에 대한 혐오다. 그와 함께 자신이 왜 이제껏 그들 아래에서 군인으로 고생하며 일 해 왔는지에 대한 후회다. 군인 모집 속임수에당했다는 생각. 집에서는 그가 의사가 되길 원했지만, 그는 군인을 선택했다. 연합군이라는 정의로움의 대한 의무감. 해나도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는다. 친구는 그녀가 함께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칭찬한다. 의지 있는 결단이며, 자신들과는 다르게 속지 않았다는 것. 이제 그 누구의 개 같은 노릇을 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찾아 옳은 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공병은 천막을 회수하고 모터사이클에 해나를태우고 그곳을 떠난다. 집으로 돌아간 공병은 의사가 된다. 아이들도 있다. 아내는 잘 웃는 여자다. 그는 행복하다. 해나를 생각한다. 해나는 34살인데,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그녀의 맑은 눈이 떠오른다. 그녀는 진지하다. 해나는 언제나 무모한 사랑을 하고,운이 없고, 명예를 중시하는 영리한 여자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가슴 아픈 사랑을 간직한 영국인 환자. 그러나 그는 영국인도 아니고, 군인도 아니었다. 그를 돌보는 박애심 많은 여성 해나. 해나는 아버지가 화상으로 쓸쓸하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슬퍼하고 있다가 그 환자를 본 것이다. 해나는 영국인 환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와 함께 남았다. 전쟁으로부터 동떨어지기로 한 것이다. 그녀를 찾아오는 또 한명의 상처 입은 카라바지오. 그는 도둑이었고 연합군 스파이였지만, 손가락을 잃고 배짱을 잃었다. 해나를 향한 사랑도 느끼지만 도를 넘지 않는다. 모르핀에 중독된 그는 계속해서 모르핀을 넣고 과거를 회상한다. 이야기 하면서 그는 점점 치유된다. 공병이 온다. 그는 인도사람이다. 공병으로 전투에서의 임무, 존경하던 상관의 죽음. 그도 상처받은 영혼이다. 소년 같은 남자다. 전쟁은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것이 적군이든 연합군이든 간에 말이다. 전쟁을 주도하는 자들에게 속았다는 생각. 그래서 전쟁으로부터 이탈한 자들. 평온과 안식, 박애에 대한 희구. 상처받은 사람에 대한 연민과 동정. 전쟁에 대한 낭만적인 비판이다.
아카데미 9개 부문 수상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원작 소설
사막보다 깊은 서정, 전쟁보다 장엄한 로맨스

1997년 아카데미 9개 부문 상을 휩쓸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모은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원작 소설이다. 사위어 가는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알레고리이자 비판을 담은 이 작품은 전쟁을 소재로 한 전쟁문학이면서 동시에 남녀 간의 힘겨운 사랑을 담은 로맨스 소설이자, 그 로맨스를 추리구조로 풀어낸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저자는 네 인물이 펼치는 네 가지 사랑이야기와 각자의 전쟁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젊은 간호사 해나가 심한 화상으로 죽어가는 영국인 남자를 돌보고 있다. 불구가 된 도둑 카라바지오, 용의주도한 인도인 공병 킵이 이들과 함께 모여 살면서 네 사람의 상처 입은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사하라 사막에 묻어둔 가슴 아픈 사랑, 나치의 고문 후유증, 서방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까지. 죽음을 눈앞에 둔 영국인 환자의 슬픈 러브 스토리를 듣는 동안 그들은 서로에게 끌리며 서로를 묶고, 상대의 이야기 속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잉글리시 페이션트 는 영화가 가지지 못한 다양한 서술 전략을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여 또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과거의 사건과 기억을 서서히 밝혀나가는 추리 방식의 구성과 아름다운 문장, 저자의 해박한 지식, 그리고 섬세한 인물 묘사까지 다양한 장치를 통해 네 인물이 펼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눈으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