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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12색


외국의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읽게 되면 늘 아쉬운 점이 있었다. 왜 우리나라엔 이렇게 재미있고 긴장감 넘치고 빠져들만한 소설이 없을까? 그래서 추리나 스릴러 소설등은 대부분 미국이나 프랑스 혹은 일본 소설을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일본 작가만 하더라도 "누구"하고 떠 오를만한 작가가 몇명이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추리 작가를 생각하기엔....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추리나 혹은 스릴러 소설을 싫어하진 않을텐데... 떠오르는 작가도, 또 바로 생각나는 내용도 많지 않다. 그러다가 이 책을 도서관에서 만났다. 처음엔 호기심이었고 두번째는 우리나라에도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가 있구나... 하는 관심때문이었다. 12명의 젊은 작가가 추리와 스릴러 미스터리를 오가며 짧게 소설을 썼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 소설이겠지 싶었는데 그중에서 몇개 작품은 장편으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재미있는 소개가 있었다. 또한 너무 짧게 끝나 아쉬운 마음까지 드는 걸 보면 우리나라 작가들이 글을 못 쓴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제일 기억에 남는 단편은 안락사와 반지하라는 짧은 단편이다. 안락사는 남자주인공의 아파트에 할머니 한 분이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자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기도 치고 남 등도 치면서 한탕만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인데 그날은 사채업자의 협박에 못이겨 나가지 못하고 아파트에 있었다. 할머니는 떡과 편지를 가지고 남자에게 다가온다. 죽을날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자신의 가보(도자기)를아들이 자꾸만 날려 먹으려 한다고 그것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관심 없는 척 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사채업자의돈 요구에 똥줄이 탈 지경이다. 할머니의 아들처럼 병원을 오가던 중 할머니는 남자에게 부탁한다. 자신을 안락사 시켜달라고... 할머니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그냥 자신의 손만 잡아주면 된다고 남자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할머니가 죽고 남자는 경찰에 연행되면서 그 내막을 알게 된다....할머니의 아들은 남자에게 속아 사기를 당해 충격 받아 자살을 했다. 마지막으로 남자는 생각한다. 할머니가 죽으면서 했던 마지막 말... "죗값을 받아야 해. 어떻게든 죄....." 또 하나의 단편. 반지하. 나는 동생의 사고로 백수가 되었다. 동생은 도로주행 딴지 얼마 되지 않아 술 먹고 음주 운전을 해 사고가 나 죽었다. 사고 유가족들이 나의 회사에 와서 깽판을 치는 바람에 사표를 내고 지금은 빈둥거린다. 우리 동네에는 유명한 반지하가 있다. 늘 시끄럽게 싸우고, 늘 남 탓을 하는 사람들. 그 반지하엔 많은 사람들이 살다 나가고 살다 또 나갔지만, 오래 살진 않았다.근데 어느 순간 부터 반지하에 살던 사람들이이사가면 늘 동네 사람 하나가 죽어나간다.택시 기사 아저씨가 죽었고 또 얼마전에는 쌍둥이를 키우던 아줌마가 두 아이를 죽이고 자살했다. 그 반 지하에얼마전 나와 이름이 똑같은 사내가이사 왔다. 나와 똑같은 불평을 하고 나와 똑같은 불만을 가지고 나와 똑같이 엄마에게 대든다. 그 모습이 나는 무섭다. 혹 나의 미래가 될까,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진다. 어느날 그 반지하에 사는 사람이 외출한 사이 나는 그곳에 불을 지르려 다가간다.... 무섭고 소름끼치게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다. 짧은 단편이지만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도 담겨져 있다. 처음으로 한국의 단편 추리소설을 읽었지만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글을 못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참신한 소재를 가지고 재미있게 추리 소설을 써준다면 우리나라에도 "누구"하면 아 그사람.... 그 소설 재미있는거 추리 쪽에선 알아주지... 하는 작가가 나오면 좋겠다.
한국 추리문학 미래의 영웅들을 미리 만난다! 젊은 작가 12인이 자기만의 색깔들로 모여 2009년 여름 내놓은 노력의 결과물. 가능성과 재미, 그리고 사회성과 추리가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스펙트럼들을 골고루 배치하였다. 강렬한 사건화 명쾌한 해결, 그리고 반전까지 추리소설의 묘미를 만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시선 - 신재형
마지막 장난 - 박하익
안락사 - 곽재동
글월비자 - 설성원
지우개 - 박현주
반 지하 - 이지선
오타쿠 - 배상열
의식은 시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 안정연
꿈꾸는 아이비 - 김재성
노동자 K씨의 죽음 - 오창희
안구사 - 손선영
불안 - 김주동

발문_추리소설의 비상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