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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이유정


그 비밀을 감추고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이 나온다. 비밀이 비밀이 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다양하다. 할아버지의 창피한 과거, 부모님 몰래 즐긴 일탈, 집도 못 찾아가는 길치, 가난으로 인한 두려움, 욕심에 대한 부끄러움. 각자 숨기고 싶어 했던 이 이야기가 나온다. 내 친구의 이야기 같고, 내 친구의 친구 이야기처럼 친근하다. 숙제하는 모습, 부러진 우산, 자장면 같은 내용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 유은실이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 낸
있는 그대로 지혜롭고 행복한 우리 멀쩡한 아이들의 이야기

초등학교 중 · 저학년을 위한 푸른숲 작은 나무 시리즈 열세 번째 책 멀쩡한 이유정 은 2005년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으로 어린이 문학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해 만국기 소년 으로 제28회 대한민국어린이도서상을 수상한 유은실의 두 번째 단편 동화집입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는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보통 아이들이 그 문제를 어떻게 넘어서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한 장의 사진을 보듯 생생한 다섯 편의 이야기들을 통해 작가는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유쾌하게 살아가는 우리 멀쩡한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술주정뱅이였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경수가 거짓말하지 않고, 할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으며, 남들 앞에서 창피하지 않을, 나만의 할아버지 숙제 방법을 찾아내는 이야기 「할아버지 숙제」, 사 학년이 되도록 혼자서는 집과 학교 오가는 길을 잘 못 찾는 길치 이유정의 진땀 나는 ‘나 홀로 집 찾기’를 그린 「멀쩡한 이유정」, 생활 보호 대상자로 살면서 빈병 팔아 모은 돈으로 ‘진짜 자장면’과 ‘진짜 새우’를 먹어 보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손자 이기철과 할아버지 이용수의 모습을 그린 「새우가 없는 마을」 등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음직한 ‘문제’ 때문에 벌어지는 웃지 못할 사건들을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때론 짠하게, 때론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차분하고 치밀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면서 군말 없이 정곡을 찌르며 때로는 능청스럽게 절정을 치닫는 한 편 한 편이 산문시나 다름없다.’(우수문학도서 심사평 중에서)는 평이 무색치 않게 이 책 또한 유은실 단편 동화의 백미를 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혼자만 못난 것 같아 가슴을 앓거나 멀쩡해 보이려 애를 쓰는 세상의 모든 ‘보통 아이들’에게 그 문제들은 달리 보면 대수롭지 않은 거라고 진솔한 위로를 건네줍니다.


할아버지 숙제
그냥
멀쩡한 이유정
새우가 없는 마을